금요일, 9월 19, 2014

나의 마지막 세모금으로 집구석에 생수가 똑 떨어졌다.

간만에 땀도 잔뜩 흘려주고 샤워까지 한 상쾌한 상태에서 다시 뭔가를 주서입고 마트에 나가긴 싫었다.

오랜만에 보리차를 끓이고 있다.

참 별거아닌 행위인데… 오만가지 생각이 들게한다. 보리차…

어린시절 왠지 오줌색깔이 싫어서 굳이 안마시던 것부터 시작해서 장염 걸렸을때 예전 여친이 죽과 함께 사왔던 보리차까지 수많은게 후다닥 지나가네.

얼렁 구수하고 뜨끈뜨끈한 보리차 한모금 하고 싶다.

끓어라 끓어라!!

9월19일은 9월18일보다 조금은 더 괜찮은 날이였으면…

수요일, 9월 17, 2014

지난 1년간의 사랑 이야기

새벽 다섯시반에 일어나 아침 챙겨먹고 나오는 나란 사람.
근데 지하철에 사람들 엄청 많음. 가끔 볼때마다 깜놀!

미치도록 춥던 어느 겨울
밤새 술을 떡이 되도록 마셨다.
아침에 난 진짜 떡이 되어 있었다.(은유가 아닌 직유)
느릿느릿 걸어도 5분이면 되는 거리가 당췌 자신이 없어서 마을버스를 탔다. 그러면 2분이면 가니까…
잠이 쏟아져 내리는걸 참고 참다가 집을 한 20미터 남겨놓고 잠이 들었다. 마지막 기억이 안도하며 등받이에 몸을 기대는 것이었으니 아마 확실할 거 같다.
눈 뜨니 왠 엄청난 오르막길과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는 1층짜리 집들. 아직도 녹지않고 건재한 눈들. 동네 할머니들은 왜 그리도 춥게 입고 정종걸음으로 아장아장 걸어다니시는지…
마치 어느집에서는 복수아버지가 색소폰을 불고 있고 복수는 금붕어에 밥을 주고있고 전경이 헥헥 거리며 올라오고 있을것만 같은 그런 동네였다.
여전히 온몸은 술에 절여져있고, 잠에서 깬지라 마을버스에 오르기 전보다 몸은 더 달달 떨렸다. 우리집을 지나가는 마을버스 노선에 이런 동네가 있다는게 믿을수가 없었다. 이어폰 꼽고 담배피며 조금 걸었다. 종점에서 버스를 돌려 다시 내려오겠지 하며 걸었던거 같다. 그런식으로 한참을 걸었다.
마을버스는 올라가기만 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려오는 버스는 단 한 대 도 없었다.
정말 계속 한참을 걷고 또 걸었지만 아마 실제로 걸어 내려온 시간은 기껏해야 10분일것이다. 원래 짜증나는 일은 그러던데..??
그뒤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분명히 나는 집에 돌아와서 잠이 들었는데 대체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없다. 마치 꿈이라도 꾼듯하다. 웨스 앤더슨 영화에나 나올법한 비현실적인 동네가 갑자기 떡하니 나타나더니 그리곤 사라졌다.
요즘 그 동네가 자주 생각난다.
수요일 아침쯤 그곳이 진짜 실제하는 곳인지 가보려 한다. 내가 무슨 병에 걸린것은 아니길
바래본다.

살짝 두근거림이 있다.